시골에서 펼치는 로컬리티의 아나키즘적 사유 먼지가 모여서 세계가 되고, 세계가 부서져서 먼지가 된다. 먼지를 떠나서 세계가 따로 없고, 세계를 떠나서 먼지가 따로 없다. 먼지는 먼지가 아니고 세계는 세계가 아님을 말한 것이다.[1] 나는 4년 전 제주도 서쪽 시골 마을에 위치한 전통 농가를 구해 귤나무, 닭, 개, 사람 그리고 무수히 많은 지상 지하 생명체들과 동거하고 있다. 미술관옆집이라 명명한 이곳에서 창작과 기획을 동반한 예술가를 위한 ‘민박'(a.k.a. 아티스트 레지던시)[2]를 운영하며 다양한 친구를 사귀었는데, 재미있게도 최근 카셀 도큐멘타[3]에서 대대적으로 내세운 슬로건이 바로 ‘예술 대신 친구를 만들자(Make Friends, Not Art)’였다. 중심이랄 곳 없이 분산적이면서도 환대로 가득 찬 이번 도큐멘타15는 내가 생각하..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