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에서 살아남기 일하는 중에 문자 한 통이 왔다. 옆 가게 베어링집 사장님이 노가리를 숯불에 구웠다고 와서 먹으라는 문자였다. 행사 때 나눠 먹으려고 넉넉하게 주문한 노가리를 사장님께 드린 것인데, 본인 공장에 불이 잘 피워지는 미니 그릴을 장만하신 걸 자랑하실 겸 문자를 보내신 모양이다. 사장님께 이따가 놀러 가겠다고 답장을 보내고, 나는 다시 사무실 책상에 앉아 타닥타닥 키보드 소리를 내며 지출결의서 작업을 했다. 로컬이 지겨웠다. 너무 지겨워서 이 글쓰기를 선택했다. 로컬을 대하는 나의 괘씸해진 마음이 정리가 될까 싶어서 말이다. 나에게 ‘로컬’은 회사에서 끊임없이 사용하는 그저 업무 용어일 뿐이었고, 내 삶의 현장이 아닌, 그냥 일터에 불과했다. 왜들 그리 로컬에 집착하는지, 그저 막연하게는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 이전 1 다음